내가 살아온 것은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 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한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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