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녹아 버릴거야
지금은
겨울 영하 20도
달빛 얼어붙는 밤에
두꺼운 외투주머니에서 꺼내는 탁구공 같은 연애하나
빈방에서 톡 톡 톡 튕겨보는
전혀 변함없는 탄력성의 전설에
밤새 손을 쬐며 보낼 때
밖에는 광란의 바람 마른가지 우지끈 부러지는
소리 명치에 와 박히고
만지작거리는 연애하나 자꾸 어딘가로 흐르고 싶은 눈치다
어디를 가려고 …
톡 톡 톡 다시 달구어지는 탁구공 같은 밀어 신발을 찾고 있는데
누굴 만나려고…
전설의 연애하나
내 마음속에서 굴러 나와 장롱 밑을 어슬렁거리다
여느 마음을 더듬어가려고
있다…없다…
없다…있다
기온은 더 하강하고
길을 멈추고 빈 방의 온도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시간
나는 그 작고 단단한 연애하나를
다시 외투주머니에 푹 쑤셔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