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알 수 없는 꽃잎을
잔뜩 싣고 떠났다
봄 아홉 시
하늘은 천천히 몸을 말아 뒤 따라간다
빠르게 스쳐가는 반대편 열차에서
나른하게 얹혀가는 나를 발견하다
들이치는 풍경이 귀찮은 듯
두 눈을 밖으로 던지는 그녀,
바람과 오골거리는 여행은
번잡하면서도 즐겁지
봄 열다섯 시,
멸치 다싯물에 잘 적신 국수가
생각나는 출출한 새참시간
재차 그녀 지나간다
잘근잘근 손톱을 요절내며 간다
그 어떤 것도 처방이 될 수 없는,
마음이 뒤죽박죽이다
한 시절 지나 희뿜한 내세로 진입한다
제 몸을 빠져나온 것들은
모든 게 홀쭉하다 나는 문둥이처럼,
문둥이처럼 달고 쫀득한 살이 그리워
눈물뿐인데 시간조차 소멸이다
알 수없이 핀 꽃들 어느 듯
알갱이를 낳고, 저절로 커가고
별도 짝짓기 하는 해이다
일체를 더나 이렇게 유랑하는 게
몇 세기나 되었을까
불운하게 그녀도 나도 떠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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