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phor

정하해, 뫼비우스

2017. 9. 22. 11:00

기차는 알 수 없는 꽃잎을

잔뜩 싣고 떠났다

봄 아홉 시

하늘은 천천히 몸을 말아 뒤 따라간다

빠르게 스쳐가는 반대편 열차에서

나른하게 얹혀가는 나를 발견하다

들이치는 풍경이 귀찮은 듯

두 눈을 밖으로 던지는 그녀,

바람과 오골거리는 여행은

번잡하면서도 즐겁지

봄 열다섯 시,

멸치 다싯물에 잘 적신 국수가

생각나는 출출한 새참시간

재차 그녀 지나간다

잘근잘근 손톱을 요절내며 간다

그 어떤 것도 처방이 될 수 없는,

마음이 뒤죽박죽이다

한 시절 지나 희뿜한 내세로 진입한다

제 몸을 빠져나온 것들은

모든 게 홀쭉하다 나는 문둥이처럼,

문둥이처럼 달고 쫀득한 살이 그리워

눈물뿐인데 시간조차 소멸이다

알 수없이 핀 꽃들 어느 듯

알갱이를 낳고, 저절로 커가고

별도 짝짓기 하는 해이다

일체를 더나 이렇게 유랑하는 게

몇 세기나 되었을까

불운하게 그녀도 나도 떠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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