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phor

김승일, 피뢰침

2017. 9. 24. 00:33

하나의 번개가 흔들지 못한 

나의 가느다란 기립은 무엇인가

 

피뢰침은 솜털 피뢰침은 지붕위의 짐승

 

다만 아프다

아프게 활공하는 붉은 구름을 두 쪽으로 가르는 것들이

 

아프게 활공하는 붉은 구름이 저 멀리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아프다

 

조용히 흘러나오는 울음처럼 기립한 자가 기립한 자들 속에서 걸어 나와 칼날이 되어간다

땅속에 묻혀 있던 작고 반짝이는 쇳조각에 발이 베인 기분은 어떤가

사람들의 신발은 조금씩 깍여 나갈 것이다 더러운 고양이가 혀를 대보곤 깜짝 놀라 사람의 표정 같은 골목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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