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의 자리에 신발이 리본처럼 매어져 있다

마지막까지 동행했을 발자국은

헐겁게 풀려 있고

허우적거렸을 수면은 파문으로 덮개를 삼아 재빠르게 수습되었을 것이다

맨발을 주춤거리게 했을 매듭

마지막 닫고 간 문 같다


그가 지나 온 걸음마다 잠긴 흔적이다

부러지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마디를 삼아 놓았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눈길 묶을 곳이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겨진 결심에는 기우뚱거린

현기증이 신겨 있다

   

막다른 지점에 가지런히 모았을 무릎의 봉인

한 짝의 신발로 엇비슷하게 겹쳐 묶은 매듭엔

하루 쯤 지난 시간이 매여 있다

 

중얼거리며 끝내 풀려고 했던 우문(愚問)처럼 머뭇거린 소용돌이로 고정한 수면 한 폭이 잠잠할 뿐이다

정성스러운 포장으로

벗겨진 발소리를 수거해 간다

가파른 함구는 축축하게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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