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인손같이 비늘 끝이 아리는 밤이다

지느러미가 없는 동물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마디마다 눈을 뜨는 통점과 통점들

별들이 수면으로 떠올라 퍼덕거린다

저들은 또 얼마나 깊이 비늘을 다친 것일까

전라의 별들이 심장 박동처럼 깜빡인다

얼마나 오래 어둠에 몸을 적셔야

상처는 치유되는 것인지

비늘 잎잎마다 스미는 통증이

달처럼 피었다 꽃처럼 지는 일인 것을

이제 더는 이 별의 비밀이 아니다

 

아무래도 날개는 천사들의 혈통인데

겨드랑이를 더듬으면

언젠가 돋았던 날개의 깃들이

피딱지처럼 비늘로 굳어있다

그래서 사랑은 악마에 가깝다

 

태양풍이 불어오는 동쪽

달이 점점 둥글게 부풀어 오른다

꽃잎이 다시 피려는지

온몸 비늘의 잎잎이 가렵고

허벅지 깊숙이 밀물이 일렁인다

아아, 이 미칠 것 같은 배란

나 아무래도 안 되겠다

너 없이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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